본문 바로가기

산행후기

지리산 종주(지리산품속 둘째날)

점심식사 장소를 제공해준 세석산장을 뒤로하고 세석평전의 아름다운 들꽃과 풍경을 감상하면서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저멀리에 촛대봉이 보인다.......세석평전부터 촛대봉은 모두가 돌이 깔려있는 오르막이다........점심 식사를 마친지 얼마 안되어 그런지 포만감으로 심신이 피곤하다. 낮잠이나 한숨 푹잤으면........ 
세석 평전을 지나 촛대봉으로 오르는길..........등산로 전체가 돌을 깔아놓았다. 정성이 많이 간 부분이다.  

시루봉에서 왼편으로 보면 세석고원의 광활함을 한눈에 볼 수 있는데 붉게 물든 철쭉을 보면 촛대봉에 이를 수 있다. 촛대봉에서 보이는 세석의 묘미는 시의 신비가 느껴지는 듯 하다.
촛대봉은 아고산대 특유의 황량함이 감도는 곳으로 불그스름한 철쭉봉오리들이 고 철쭉의 향연임을 암시한다. 일명 세석골로도 구분되어져 불리는 골을 따라 시루봉, 촛대봉, 세석코스를 등반하는 묘미는 색다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촛대봉 시루봉 구간에서 보는 천왕봉의 웅장함과 발아래 도장골의 아름다움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촛대봉에서 잠시 비탈길을 내려서 기암과 고사목이 어울린 아기자기한 능선 길을 타고 걸으니 사방으로 안개가 끼어있어 좋은 조망은 아니지만 그래도 고사목과 나무들의 조화가 아름다이 보인다. 삼신봉에서 암봉을 돌아내리니 연하봉으로 이어지는 목도에 철 계단이 보이고 그 아래로 넓은 안부의 개활지가 보인다. 여기도 전망이 끝내주는 곳이다. 들꽃이 만발한 능선안부(헬기장)를 지나면 연하선경(烟霞仙境)으로 유명한 연하봉에 이른다. 

세석평전과 장터목 사이의 연하봉은 기암괴석과 층암절벽 사이로 고사목과 어우러진 운무가 홀연히 흘러가곤하여 이곳에 앉아 있으면 마치 신선이 된듯 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천왕봉을 향해 힘차게 뻗은 지리산의 크고 작은 산줄기 사이사이에는 온갖 이름 모를 기화 요초가 철따라 피어 지나는 이의 마음을 향기롭게 한다.
이끼낀 기암괴석 사이에 피어 있는 갖가지 꽃과 이름 모를 풀들은 한폭의 그림처럼 지리산과 어우러져 마치 신선의 세계에 온것 같은 느낌을 준다.
고산준령 연하봉의 선경은 산중인을 무아의 경지로 몰고 간다.

연하봉의 기암괴석과 고사목 그리고 운무에 흠뻑취하여 다시 다음 목적지인 장터목 산장을 향하여 걸음을 채촉한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니 나 자신이 대견스럽게 느껴진다. 어휴 어느덧 내가 가야할 목적지인 천왕봉은 5킬로만을 남겨두었당...이제 우리가 묵어야할 장터목 산장이 600여미터 아래에 있다.......오늘도 지리산 종주의 하루가 마감되나 보다...연하봉을 거쳐 약15분여 남짓 걸으니 발아래 장터목 산장이 보이고 벌써 많은 등산객들이 짐을 풀어놓고 저녁식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저녁식사로 갈비탕에 햇반을 넣고 갈비햇탕밥을 만들어 김치와 갯잎으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2차 성인음료 시음...........우 달콤한 성인음료 맛이 목젖을 타고 들어간다....바로 이맛이야!!!!!

장터목 산장은  세석산장에서 2시간거리에 있는 산장으로 제석봉과 연하봉사이의 능선 안부에 있으며, 국립공원관리동단에서 운영한다. 제석봉은 지리산 최대의 고사목 지대로 독특한 경관을 지니고 있도 연하봉의 선경은 지리산 팔경의 하나이다. 이곳은 다섯군데의 등산로가 겹치는 곳으로 휴일엔 산장을 예약하기가 힘들고 평일에도 항상 가득찬다고 한다. 천왕일출을 보기 위하여 모여든 산행객으로 산장앞이 인산인해다.......... 

장터목산장의 밤이 깊어가고 있다. 이곳은 천왕봉 일출을 보기 위하여 소등시간이 다른곳 보다는 좀 이르다. 20:30분 소등을 한다.........내일은 천왕의 일출을 볼수 있을까???? 이른 시간 잠을 청해보지만 잠이 올것 같지가 않다. 이생각 저생각으로 뒤척거리다가 잠이 들었던것인가????주변이 소란스러워 잠에서 깨니 새벽 4시(9월2일 03:40)가 조금 안지난 시간이다. 짐 대충 정리하고 카메라와 렌턴, 물병만을 챙기고 반바지에 잠바를 걸쳐입고 천왕일출을 보기위한 일념하나로 너덜지대에 바위가 많은 가파른 등산로를 헉헉 거리면서 오른다. 주변이 아직은 어두어 렌턴 불빛을 의지하고 그저 등산로를 따라 오르기에 급급하다. 장터목 산장에서 천황봉까지는 1.7킬로 미터인데 등산로가 험하고 바위가 미끄러워서 빨리 갈수가 없고 일출을 보기 위해 몰려든 인파로 인하여 진행이 쉽지 않다.........

천왕봉으로 가기전 제석봉의 아름다운 고사목을 볼수 있다고 했는데, 아직은 주변이 어두워 한치앞을 분간하기 힘들었다........철계단과 너덜지대로 된 바위 오름길을 수차례 반복하여 오르니 지리에서는 더이상 갈수 없는 막다른 봉우리에 도착한다. 여기가 천왕봉 정상이다. 천왕봉 정상에는 먼저 온 등산객으로 분주하다. 일출을 보기위하여 아니 일출을 사진에 담기위한처절한 몸부림들..........밤 하늘을 보니 초승달이 반갑게 웃어주고 별이 초롱초롱하게 떠있다. 아직은 해가뜨려면 조금 남은시간 샛별이 어디있을까???북두칠성은 어디있을까???? 별자리를 찾아본다. 카메라 샷다를 누른 순간.......아뿔싸! 카메라의 밧데리가 거의 소모 직전이다. 이를 어찌하면 좋다냐!! 그토록 주여리여 부대장 아직도 찍을것이 많이 있으니 밧데리 보아가면서 사진 찍으시라고 말했는데....경험 부족에서 오는 또하나의 실수다. 지금와서 후회한들 무엇하랴!!!!!! 핸드폰 카메라 연신 눌러대고 동영상으로도 녹화를 시행해본다. 호소는 별로지만 카메라 대타로  충분할 것 같다. 

주변이 붉게 불들고 온통 빨간띠로 띠를 두른 잠시의 시간도 주지를 않고 저 깊은 곳에서부터 빠알간 구슬을 살며시 내밀기 시작한다. 처음엔 보이지 않았지만 실시간으로 그 크기가 커지고 말로써 글로서는 표현을 하기에 부족한 붉은 빛이 좁쌀모양에서 바둑알 모양으로 바둑알모양으로.....자연의 신비스러움을 감히 누가 흉내를 낼수 있으면 그에대한 가치를 누가 표현을 할수 있단 말인가???????12번 천왕일출을 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7번시도하여 천왕의 일출을 보았다는 주여리여 부대장.........난 처음 지리산에 종주 산행을 와서 보게된 이행운을 누리게 된것이다.......아직도 천왕봉에서 본 장엄한 일출을 잊지 못하겠다. 아니 영원토록 잊지 않겠다. 장엄한 천왕의 일출을 끝내고 힘들게 올랐던 험한 천왕봉을 내려왔다. 천왕봉을 하산하여 제석봉에 이른다. 제석봉 고사목은 늙어죽은 고사목이 아니라 비명횡사한 횡사목의 잔해이다. 6.25후까지만 하더라도 아름드리 전나무, 잣나무, 구상나무들이 울창하였던 제석봉은 자유당 말기 당시 농림부 장관의 삼촌되는 자가 권력을 등에 업고서 제석단에 제재소를 차려놓고 거목들을 베어내면서부터 수난을 당한다. 그러다가 이 도벌사건이 여론화되고 말썽이 나자 증거를 없앨려고 제석봉에 불을 질러 나머지 나무들마저 지금과 같이 횡사시켜 버렸다.

불법적 도발과 이를 은폐하기 위한 인위적인 방화로 지금의 제석봉이 되었다는 얘기인데 멀리서 제석봉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천왕봉 턱밑에 흉칙한 마른 버짐자국이 생긴 것처럼 볼상사납기 그지없다. 자연 스스로의 노쇠과정 속에서 운치나 있을 고사목이 아니라 횡사목이라는 데서 그 어떤 미적 세계도 발견할 수 없는 지리산 임상 수난사의 처절한 기념물인 셈이다. 그나마 몇 그루씩 남아 있던 횡사목들마저 점차 쓰러져가고 있어 결국 얼마 안 가 제석봉 일대는 황무지로 변할 듯하다. 또 비만 오면 물을 머금지 못하고 그대로 흙탕물을 토해내는데 이점 때문인지 장터목샘과 제석단샘도 갈수기에는 종종 물이 고갈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결국 지리산을 갉아먹으면서까지 이윤추구에 혈안이 되었던 일부 고위층 때문에 오늘날 지리산을 찾는 수많은 후손들이 더욱 목말라하고 있어 그 화를 톡톡히 입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 자연보호가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 것인가는 두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제석봉의 죽은 나무를 보고 멋지다. 아름답도하고 사진을 찍었던 내 자신이 이 전설을 보고 난 후 느낌이 사뭇 다르게 전해온다. 반성해야지 풀한포기 나무한그루 돌하나 어디 하나 소중하지 않으리
 

제석봉을 내려와 장터목 산정으로 가는 길에 통천문이라는 문이 있다. 천왕봉을 가기위해서는 통과해야 하는 문이다.하늘로 통하는 문이라고.........통천문을 지나 새벽 일출을 보기 위하여 출발햇던 장터목 산장에 다다른다. 이것으로 지리산에서의 산행은 모두 끝이나고 이제 하산만 남았다는 말인가??? 지리10경중 몇가지를 보았을꼬 우선 노고단의 운해를 보았고 두번째로 연하선경을 보았고 세번째로 천왕봉의 일출을 보았다. 세석평전의 철쭉은 봄이 되어야 볼수 있고 벽소 명월, 반야낙조는 시간대가 맞아 야 할것이고 직전단풍은 가을인데 내가 지리산을 온 시기와는 조금 어긋나 보인다....... 10경중 3경을 보고 하산도중 백무동 계곡의 청경지수를 보았으니 이번 지리산 1무박2박3일의 여정은 차으로 멋지고 아름답고 뜻이 깊지 않았나 생각이든다. 정타목 산장에서 백무동 하산길은 천왕봉 일출을 선사한 시간에 내린 비로 인하여 등산로가 젖어있고 바위가 물을 머금고 있어 두어번 넘어지는 상황을 연출하고 하산을 하였다. 9월2일 백무동 계곡의 바람은 정말 피로와 갈증에 지친 나의 몸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었고 백무동 계곡에서의 족탕을 빙자한 알탕은 지리산 종주 산행의 피곤함을 말끔하게 씻어주었다....... 

백무동 백무산장에서의 속세 음식과 첫만남.......얼음장처럼 차갑고 시원한 동동주가 목젖을
타고 넘을때......세상 시름 다 어디로 행방불명 되었던고....... 

백무동 작은 주막 탁자에 걸터앉아
머나먼 140여리 걸어서 돌고 돌아온
지리산 산천길을 되짚어 보니
온갖 것 다 좋지만
그중에 으뜸이 천왕의 일출이라. 

산행 계획부터 작은 것 부터 큰것 까지 세세하게 알려주고 길동무해준 주여리여 부대장께 지면을 빌어 감사함을 전합니다.......마음이 무겁고 일이 잘 풀리지 않을땐 속세를 떠라 산속에 파뭍혀 보는 것도 한가지 방법일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