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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관악산 해맞이의 아침은 참으로 감동이어라

후기랄 것도 없지만 자판이 시키는 대로 한번 써 내려가 보려합니다.
제목을 무얼로 할까 고민 아닌 고민을 해보면서
2002년 12월31일 23:00부터 2003년 계미년 13:00까지의 체혐여행 회원님과 나눈 풋풋한 아
니 향기가 나는 송년 관악산 산행기를 적어봅니다.

거두 절미하고 사당역에 도착하여 시계를 보니 23:05분 정확히 5분을 지각한 것이다.
개찰구에 개찰을 마치고 두리번거리니 벌써 15-6명의 회원님들이 아직 도착되지 않은 회원
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모든 회원님께 일일이 인사를 나누지 못하고 그냥 목례로 대충 인사를
하고 사당역 근처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술 고픔을 해결하기 위하여 호랑이와 곶감이라고 간판이
덩그랗게 달려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올려 송년의 허전한 마음과 만남의 기쁜 마음을 나누었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흘러 소주방에 구석진 곳에 매달려서 신음하는 TV에서 壬午年이 우리
곁을 떠나고 새로운 癸未年의 한해가 밝아왔다는 아나운서의 안내방송과 함께 보신각의 타
종소리가 들리면서 신천지의 새벽을 깨우고 있었다.

그곳에서 체험여행 회원님들은 낯설음도 잊어버린 채 화기애애하고 정이 넘치는 대화가
오고가고 이슬이를 겁없이 받아 마시면서도 야간 산행의 두려움이란 상상을 할 수 없도록
분위기를 잡아나갔다.

분위기에 휩싸인 20대, 30대, 40대. 50대 그리고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 , 서울경기다
편을 가르지 않고 서로 대면한 좌석에서 술잔이 오가고 회원들간의 깊은 정이 움트는 것을 볼때
우리나라의 지역 감정, 혈연지연 등 사소로운 정에 얽매이는 그런 풍토가 사라졌으면 하는
바램을 토로해 보았다.

2003년 1월 1일 01:15분 화기애애한 담소를 다음 모임 장소인 관악산장에서 다시 나누기로
하고 발걸음을 재촉하여 과천행 좌석버스에 25명이 몸을 맡기고 30-40여분 지나 이름을
기억할 수 없는 아파트 3단지에서 내려 향교에서 체험여행 송년산행 기념 촬영을 하였다.

오늘 산행코스는 과천(시흥향교)-(1시간20분)-> 연주암-(30분)을 왕복하기로 코스가 정해져
있었다.

산행을 하는 목적도 있었지만 2003년을 맞이하는 해맞이(일출)를 하기 위함이었다.
신년 해뜨는 시간은 07시 40분으로 일기예보에서 예상되어 있어 체험여행 회원들은 관악산
장에서 해뜨는 시간과 근접한 시간까지 휴식 및 2차 대화를 하고 삼겹살과 소주를 곁들인
늦은 야참을 하였다.

산장 안의 체감온도는 영하 10도를 웃돌고 있었으나 회원들 간의 따뜻
한 정과 정감 어린 대화로 차가운 추위도 아량 곳 하지 않고 다들 즐겁고 편안하게 대화의
장을 펼쳐나갔다.

그 사이 시간은 일출시간과 가깝게 치닫고 있었다.(06:50) 우리 회원님들
은 주변 정리를 말끔히 하고 일출을 보기로 예정된 연주대로 향하였다.

연주대 정상엔 신년 해돋이 광경을 직접 맛보기 위하여 사람이 자리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
든지 빼곡이 있어 가히 人山人海라는 사자 성어를 되새기게 하였다.

연주대 정상의 매서운 칼날 바람을 피하여 三三五五 자리를 잡고 해가 뜨기를 부푼 가슴을
어루만지면서 십여분을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리자 저 멀리 보이는 산에서 어느 이름 모를
화가가 붓으로 푸른 비단 천에 무지개 색으로 색칠을 해 놓은 것처럼---
변화무쌍하게 변해가 고 있었다.

불교의 찰라 라는 용어를 생각나게 할 정도의 시간이 되었을까 붉은 불기둥이 용광로에서
쇳물을 뿜어내듯이 2003년도 신년을 알리는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그 광경은 나의 일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라는 생각이 마음속에 깊이 자리하였다.

여기서 잠시 해돋이의 광경을 간략하게 설명 드리자면
맨 처음은 해가 떠오르기 전 분위기를 잡는 것인지는 몰라도 붉게 주변을 물들이더니 이내
사람의 입속에 삐죽이 내민 혓바닥처럼 아니 이글거리는 잘 달구어진 불기운을 잔뜩 머금은
숯 덩이처럼 시야에 모습을 보이더니(07:45) 점점 더 커져서 이내 아름다운 하나의 태양으
로 변하는 모습(07:49)에 해돋이 관경을 보기 위하여 관악산 연주대를 찾은 등산객의 환희,
기대감, 성취감으로 가득차 환호성을 질러대고 조용히 소원을 비는 마음들이 이어졌으며
식을 줄 모르는 관악산의 장엄한 일출에 넋이 나가 있었다.

장엄한 일출앞에 나의 나약함과 지난 한해의 잘못된 일들을 되돌아보고 신년의 희망찬
새 설계를 마음속으로 해보았다.

오늘 송년 산행에 참여해주신 우리 체험여행 대장님, 그리고 부대장인 꿈구는나무, 친구,
겨울님, 검둥이님, 애반님, 디지기님, 뚜벅이님, 감로수님, 겨울장미외1명님, 별무리님, 양의심
공님, 나목님, 신디외1명, 디지기님 마나님, 산책님, 깜치님, 저의 과메기친구 박병일님,싱그러운님
모두 다 나열한다고 노력했는데 제대로 반영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하여간 작게는 12시간 많게는 14시간을 함께 추위를 견디면서 술의 유혹을 뿌리치면서
무던히들 고생이 많았습니다.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으면 더욱 좋으련만 아직도 준비성에 익숙하지 못한 저 자신이 원망
스럽습니다.(첨부한 사진은 꿈꾸는 나무님이 찍은 사진을 옮겨놓았습니다.)

함께하신 회원님들과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이 자리에 오지 못한 회원님들 새해
에는 뜻하는 바 이루시고 건강하시고 가정에 행복이 깃들길 바랍니다.

그리고 멀리 지방에 계신 회원님들 뵙는 그날까지 건강들 하시고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