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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강원 원주 치악산]2004/06/08


2004년 6월 28일 월요일 날씨가 맑다가 흐리다 갈팡질팡

이주전부터 강원도 원주에 있는 치악산을 산행하리라 결정하고 산행을 좋아하는 직장동료
몇분과 의기투합하여 산행일자와 산행코스를 정하고 준비물을 한가지씩 차근차근 준비하여
두었다. 무엇이든 일자를 정해놓으면 어김없이 다가오는 것은 시간이 흐르고 기다림의 탓일까?
드듸어 원주 치악산으로 산행을 떠나기 한시간전 물을 팔팔 끓여 보온병에 넣고 냉동실에서
얼린 물과 커피, 녹차등을 꺼내어 배낭에 넣는 것으로 산행을 떠날 준비는 끝이났다.
산행인원은 5명이고 교통편은 나의 애마인 은회색의 카렌스2로 출발하였다.
정확하게 08:55분 독산2동에 있는 사무실을 출발하여 시흥대로를 거쳐 서해안 고속도로로
접어든다. 평일이라 그런지 고속도로는 훤하게 나의 애마를 달리기에 충분하게 뻥 뚫려 있었다.
서해안고속도로에서 원주를 가기위하여 영동고속도로로 핸들을 잡는다.
달리는 차장밖으로 보이는 산야들은 짙푸른 옷으로 갈아입고 우리를 반긴다.영동고속도로
들어서자 가는 빗줄기가 윈도우에 살며시 다가와 앉는다.
속으로 내심 걱정을 하고 있는데, 이내 가는 빗줄기 마져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구름이 잔뜩
낀 하늘에 태양이 살포시 미소지으며 나타난다.
영동고속도로를 한참 달리자 새말IC표지판이 우리에게 목적지가 거의 다와감을 알려준다.
새말IC를 지나 30여분 지나서 나의 충실한 애마는 어김없이 강원도 원주군 국립공원 치악산
주차장에 도착하여 일행들을 내려놓는다.(11:00)

일행들은 망설임도 없이 차량에서 배낭을 꺼내어 메고 장비 점검과 간단한 운동을 마치고
구룡사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한 후 평평한 등산로를 따라 걸었다.구룡사 매표소에서 30여분
걸어가자 치악산의 자랑인 구룡사가 시야에 들어온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구룡사 매표소-사다리병창-비로봉으로 올라 구룡계곡을 거쳐서 구룡사
매표소로 하산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약5시간소요)


여기서 잠시 치악산과 구룡사에 대하여 소개를 드릴까 한다.
치악산은 우리국토의 등줄기인 태백산맥의 허리에서 남서쪽으로 내리닫는 차령산맥 남쪽끝에 자리잡아 원주 동쪽에 남북으로 병풍을 둘러친 양 비로봉과 남대봉을 거느려 일찍부터 동악명산이라 하여 수 많은 큰 스님과 훌륭한 선비들의 수련장이 되어 왔는데 해발 1,288m의 주봉 비로봉에서 남대봉까지 남북
14km에 걸쳐 주능선 양쪽으로는 깊은 계곡들이 부채살처럼 퍼져 있어 춘하추동 철따라 변화무쌍하게 모습이 바뀌는 이 산위에서 바라보면 서북쪽 멀리에 용문산이 아롱 거리고 동쪽으로는 소백산맥이 한일자를 그었으며 그 아래를 섬강과 남한강이 띠를 둘러 흐르고 있다.

치악산은 유달리 험준한 지형 덕분에 양 길, 궁 예같은 풍운의 호걸들이 넘나들었는가 하면
합단의 무리들이 원주를 침입했을 때 원충갑은 이 산중에서 싸워 적을 물리쳤고, 또 왜적이
침입했을 때에도 이 치악산에서 일대 격전을 벌여 원주를 수호하였다.
지금도 치악산 곳곳에는 산성과 수많은 사찰 사적지들이 널려 있으니 남대봉을 중심으로 꿩의
보은지라는 상원사를 비롯해서 서쪽으로 세존대,만경대, 문바위, 아들바위 등 유래깃든 경관이
있는가 하면 영원산성, 해미산성, 금두산성 등 전란의 역사가 담긴 유서깊은 곳들이 있으며,
그밖에 천연동굴과 북원적 양길이 궁예를 맞아들여 병마를 정돈했다는 성남사가
또한 이곳에 있다.

구룡사 치악산의 최고봉인 시루봉의 북쪽 기슭에 있는 구룡사는 신라 문무왕 때 의상조사에
의해 개산된 이래 신라말엽의 도선국사가 창설하였다는데 현재의 대웅전은 그 건축 양식 등으로
미루어 조선 조 숙종 이후 영조 또는 정조 무렵에 세워진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대웅전 내부의
삼존목불은 그 표정과 몸집 등이 조선 조 불상의 특징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중앙의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좌우의 보살상이 건물구조와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그밖에 보광루 등
많은 불교유적 을 간직하고 있다.


치악산에서 가장 큰 절인 구룡사는 아홉마리의 용이 살고 있던 연못을 메워 법당을 앉혔다는
전설에 따라 구룡사라고도 하며 이웃에는 아홉마리 용 가운데 뒤쳐진 한마리 용이 살다 하늘에
올랐다는 구룡소를 비롯하여 비로봉까지 이르는 탐방로는 나무숲 터널을 지나며 폭포와 기암
절벽들이 잇달아 뛰어난 경관을 펼쳐 보인다.

시루봉(비로봉) 치악산의 최고봉으로 정상에는 원주에 살던 용 진수씨가 꿈에 현몽한 신령의
계시에 따라10년동안에 세웠다는 세개의 돌탑이 명물로 남아있다. 정상에서는 치악산 일대는
물론 멀리 속리산 줄기까지 보이는데 생긴 모양이 떡시루 같다하여 시루봉이라 부르는데 비로봉
이라고도 부르며 지도에는 비로봉으로 표기되어 있다.


구룡사를 지나 잠시오르니 구룡계곡으로 접어든다.구룡계곡에 들어서니 저멀리에 흰 포말을
떨구면서 힘차게 소리를 내며 구비치는 물줄기가 보였다.이곳이 이름하여 구룡폭포가
아니던가?(11:30)

치악산 구룡폭포굽이치는 물결소리가 도시의 찌들은 삶을 확 씻어버리는 듯 하였다.
시원한 물소리와 새소리가 들리고 깨끗한 청경지수의 구룡계곡의 아름다움과 신비스러움에 잠시
가던길 멈추고세상시름 잃은듯 멍청하게 서있었다. 참으로 명경지수요 무릉도원이 따로 없구나!
경치에 넋을 잃은 것도 잠시 산행을 계속한다.조금 지난시간 이정표엔 세렴폭포로 가는길을
일러준다.

사다리병창으로 그냥 가는 등산객들이 많은데 우리 일행은 잠시 들렀다 가기로 하고 세렴폭포로
향한다.어디선가 힘찬 물소리가 들리고 하얗게 부서지는 물줄기가 보인다.세렴폭포가 위용을
자랑하며 우리 일행을 반긴다.여기에서 폭포수를 배경으로 단체사진과 개인사진을 찍었다.힘차게
쏟아지는 폭포수를 바라보고 있으니 산행으로 지친 심신이 활력을 찾고 등줄기로 흐르는 땀방울이
어디로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세렴폭포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나름대로의 폭포의 위용을 다하고 있었다. 세렴폭포를 뒤로하고
지금까지 산행한 코스와는 정반대인 오르막 코스가 끝이 없이 우리를 마중한다.
이름하여 사다리병창 코스다.

치악산 산행의 대표적인 직등 코스로 짧지만 가장 가파르고 힘든 코스다.
이 코스는 원점회귀 산행코스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등산로다.
세렴폭포 이후로는 평균 경사도가 약 40도에 달해 곳곳에 쇠줄이 설치되어 있다. 비록 급경사가
많은 코스이긴 하지만 고도가 올라갈수록 조망이 매우 뛰어나다.
치악산의 등산코스인 사다리병창코스
철계단이 쭉 이어진 그야말로 험난하고 오르막길이다.(11:55) 숨이 턱막히고 발걸음이 무겁다.
이곳을 거쳐야만 치악산의 최고봉인 비로봉 정상을 밟을 수 있다.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되고 모자를 쓴 이마에서 구슬땀방울이 쉼없이 쏟아진다. 나도 여기에 뒤질세라
얼려온 물을 연신 마셔댄다. 물을 너무 마셔서도 안되지만 그래도 흐르는 땀방울 만큼은 아니라도 적당하게 마셔야 한다.

사다리병창을 무사히 오르니 돌탑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이곳이 치악산의 최고봉 비로봉이다.(14:10)
비로봉 정상에서 우뚝서서 보니 저 밑으로 부터 운무가 기류를 타고 올라온다.
한치앞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운무가 깔려있어 그곳으로 풍덩 빠져버리고 싶은 충동을 일게한다.
비로봉 정상에서 일행들과 산행에 지친 몸을 쉬면서 정상주를 마신다.
차갑게 얼려진 막걸리가 온갖 시름을 한꺼번에 날려버린다.
바로 이맛이여!!
산행을 하는 의미가 무엇일까?
단순히 산을 오르기위해서만일까?
아니다. 산을 좋아하는 이와 마주앉아서 이 정상주를 마시는 것이 아닐까?

정상주를 마시고 기념촬영을 하고 하산을 서둘렀다.(14:35)
계곡에서의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는 터라 시간을 벌기 위함이다.
하산하는 일도 그리 순탄치가 않았다.
너덜지대로 크고 작은 바위가 그동안 내린 비로 물기를 잔뜩 머금고 한치의 실수도
용서치 않으리라는 기세로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몇번인가 바위에 미끄러져 다칠뻔하였다.
하산을 하던중 계곡물이 흐르는 평평한 곳에 자리를 잡고 늦은 점심의 만찬을 즐긴다.(15:10)
막걸리 잔에 가득부어 산행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산해진미요, 임금의 수랏상이 이보다 더 하랴!!
우리가 준비한 음식인데 말이다. 하하하 산행의 맛이 더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배들이 고팠는지 순식간에 차려진 음식을 게눈 감추듯이 한다.
점심만찬을 마치고(16:20) 하산 시작

구룡사 계곡은 4-5km나 길게 늘어서 있다.
구비구비 물소리가 들리고 나무위에서 다람쥐가 친구를 하자고 손짓하고 함박나무엔
하이얀 꽃이 수줍어 고개를 숙이고 우리 일행을 맞이한다.
새소리, 구룡계곡의 물소리가 아름답게 들리고 하늘을 찌를듯한 소나무며, 침엽수가 숲을 이루어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곳 원주 치악산의 자랑인 황장금표 금강소나무의 자태가 여느 산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
궁궐을 짓는데 목재로 쓰였다는 금강소나무다.

▶황장금표

조선시대에 국가의 필요에 따라 사용할 수 있도록 특정한 산림을 금산(禁山)으로 보호 하였으며,
바위에 새긴 금표(禁標) 및 봉표(封標)는 그 경계를 표시하며, 이중 황장금표는 왕실의 관을 만드는데 필요한질좋은 소나무를 생산하기 위해 지정된 숲을 표시한 것이다.

하산중 세렴폭포 부근 다리밑에서 등산화를 벗고 발을 담그고 족탕을 즐겼다.
물이 어찌나 차갑던지 3초를 견디기가 힘들 정도다.
뼈속까지 시리다.
심신의 피곤함이 스르르 눈까풀을 마주댄다.
오늘 하루는 정말 소중하고 아마 잊혀지지 않을 그런날이 아닌가 생각한다.
참으로 멋진하루요 오길 잘했다는 마음이 든다.
아름다운마음 기쁜마음으로 집으로 향한다.(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