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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가는대로

오래된 기억

오래된 기억

검정 고무신을 아시나요
비가 오는 날이면 냇가로 가서
종이배 대신 고무신을 띄우곤 했지요
흐르는 냇물따라
잘 가던 고무신에 물이 스며들면
온데간데 흔적도 없이 시야에서
사라져 버리곤 했지요
집에 돌아가면 혼찌검 당할까봐
집 주변을 뱅뱅 돌다가
종일 배를 곯았던 어릴적 추억들

길가에 빨간 우체통을 아시나요
몽당연필로 침을 뭍혀가며
꼭꼭 눌러 쓴 편지를
편지봉투에 담고 우표를 붙여
숨 헐떡이며 입을 벌리고 있는
빨간 우체통에 넣으면
우체부 아저씨 큰 가방메고
빨간 자전거 타고 오시어
우체통에 든 편지를 꺼내어
집집마다 배달 해주시지요
그땐 그랬지요
지금은 어떤가요
그냥 오랜 기억 속에
추억으로 남을 일들이 아니었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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